3학년이 된 서연이는 뛰어난 관찰력으로 반 아이들을 하나하나 살폈어요.
아이들은 매력도 특기도 다양했죠. 어떤 아이와 짝이 될까? 서연이는 설레고 궁금했어요.
그런데 하필이면 세훈이와 짝이 됐지 뭐예요.
세훈이는 말도 없고, 지우개에 엄청나게 관심이 많다는 걸 빼고는 그냥 그런 아이 같아요.
하지만 함께 지낼수록 신기하고 특이해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리고 어느새 세훈이를 꽤 괜찮은 아이라고 생각하게 된답니다.
관찰과 추리 능력자 서연이는 지우개 능력자 세훈이에게서 어떤 모습을 발견한 걸까요?
우리 주변, 작은 능력자들의 활약을 지켜보세요!
이런 애, 저런 애, 요런 애, 모두 다르지만 소중한 아이들
서연이는 새 학년에 올라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납니다. 경호, 중기, 지석, 지윤, 민지……. 얼핏 보기에 같은 반에서 생활하는 고만고만한 또래의 아이들이지만,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서연이의 눈에는 모두가 다른 특성과 개성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지요. 경호는 수학 경시 대회에서 상을 받을 만큼 공부를 잘하고, 민지는 손이 긴 데다 그림까지 잘 그려요. 서연이는 이런 사소한 것들도 기억하고 살피는 아이이고요.
아이들의 서툰 마음을 사려 깊게 풀어내는 최형미 작가는 《신기하고 특이하고 이상한 능력자》에서도 작고 어리지만, 각자의 다른 색으로 빛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조명하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짝인 서연이에게조차 그냥 그런 아이로만 보이는 세훈이의 이야기를 들려주지요. 지우개에만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세훈이에게는 어떤 다른 모습이 있을까요? 서연이는 세훈이의 진짜 마음을 알아볼 수 있을까요?
쓸데없는 관심이 아닌, 빛나는 능력!
아이들은 자라면서 좋아하는 게 생깁니다. 좋아하는 일이 푹 빠져서 열심히 하는 모습은 참 예뻐 보입니다. 집중력을 발휘하고 끈기 있게 해내면 어른들에게도 칭찬을 받지요. 하지만 좋아하는 것이 공부나 미래의 꿈과 관련이 없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사소한 물건 수집, 게임 하기, 피규어 만들기, 연예인 사진 모으기처럼 엉뚱해 보이는 것에 시간을 쏟으면 그럴 시간에 공부를 하라며 채근하기 일쑤이지요.
서연이는 짝이 된 세훈이가 지우개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흥미를 가지기도 하지만 이내 시큰둥해집니다. ‘고작’ 지우개일 뿐이니까요. 더구나 세훈이는 지우개를 좋아하는 마음이 큰 나머지, 지각을 하고, 서연이와 크게 다투기까지 합니다. 서연이는 그런 세훈이를 신기하고, 특이하고, 이상하게 생각하지요. 그러다 교실에서 시험지 도난 사건이 일어나고 사건을 파헤치던 서연이는 이 미스터리한 사건이 세훈이의 ‘지우개 덕후 능력’으로 해결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신기하고 특이하고 이상한 능력자》는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능력이, 의외의 순간에 빛을 발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가진 작은 능력 중 그 어떤 것도 사소하다고 치부될 만한건 없으며 그러한 능력을 잘 키워 나가라고 용기를 건네는 작품이지요.
세훈이의 또 다른 능력, 선한 마음!
시험지 도난 사건 이후, 서연이는 세훈이를 다시 보게 됩니다. 단지 세훈이의 ‘지우개 능력’이 사건을 해결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자신이 찾은 범인을 찾았다는 사실도, 범인이 누구인지도 아이들에게 알려지지 않기를 바라던 세훈이의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상처받지 않길 바라는 세훈이의 배려심을 알게 된 서연이는, 비로소 세훈이를 향해 마음이 열립니다. 서연이의 관찰 능력이 단지 겉모습뿐 아니라 내면을 알아본다는 사실도 이 대목에서 증명됩니다.
세훈이의 태도는 능력을 어떻게 쓰느냐에 대한 좋은 사례입니다. 남들에게 자랑하고 잘난 척하기 위함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통해 기쁨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지요. 이런 세훈이의 태도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과시욕이 넘쳐 나는 요즘 시대와 다른 방향을 향해 있지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노력하여 잘하게 되고, 그 능력이 세상에 바른 쓰임이 되는 자체로 만족하는 세훈이와 서연이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우리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누구나 작지만 놀라운 능력자가 될 수 있답니다. 여러분은 어떤 능력자인가요?’
::: 글 최형미
서울에서 태어나 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어떤 순간에도 이야기는 큰 힘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호호 할머니가 될 때까지 이야기를 쓰고 싶고, 어린이들에게 오랫동안 다정한 이야기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그동안 쓴 책으로 《잔소리 없는 엄마를 찾아 주세요》 《시간 부자가 된 키라》 《키라의 감정학교》 《소문 바이러스》 등이 있습니다.
::: 그림 김현영
미국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고, 지금은 두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보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을 그리고 있으며, 작업한 책으로 《삐뚤빼뚤 가도 좋아》 《내가 바로 바이러스》 《귀신 사는 집으로 이사 왔어요》 《까불이 걸스》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