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그림책] 변상벽, 말은 더듬지만 그림은 완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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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머스트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7-23 10:50 조회 16,288회 댓글 0건본문
고양이와 닭을 사랑한 화가
변상벽, 말은 더듬지만 그림은 완벽해 [양장]
최형미 글 / 이창민 그림
38쪽 / 210*280mm / 2014년 8월 11일
값 10,000원 / 머스트비 펴냄
ISBN : 978-89-98433-27-7 73810
주 대상 : 초등 저학년
분야 : 초등 1~4학년 학습(역사), 인물이야기
부록: 역사 공부를 위한 정보페이지
초등 저학년의 눈높이로 풀어낸 재미있는 역사 그림책
고양이와 닭을 사랑한 조선시대 화가 변상벽 이야기
나무 아래에 앉아 고개를 뒤로 돌려 위를 쳐다보는 검은 고양이와 나무를 오르다가 아래를 내려다보는 줄무늬 고양이의 시선이 맞닿으며 긴장감과 생동감을 전하는 그림, <묘작도>.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이 그림은 조선 후기에 활약한 도화서 출신 화원으로 현감의 벼슬에까지 오른 변상벽의 대표 작품입니다. 변상벽은 초상화를 잘 그려 국수(國手)라고 불렸고, 고양이와 닭을 특히 잘 그려 ‘변고양이’, ‘변닭’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변상벽, 말은 더듬지만 그림은 완벽해>는 화가 변상벽의 재능과 인간적인 면모 등을 재미있는 이야기와 친근한 만화체의 그림에 담아 어린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그리고 변상벽의 대표작 <묘작도>, <암탉과 병아리>를 깊이 있게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동물까지도 놀라게 만드는 영모화의 대가, 변상벽
변상벽은 인물 초상화는 물론 고양이 그림에 뛰어나 이름을 날렸는데요, 당시 서울에는 변상벽의 소문을 듣고 그를 만나려는 사람이 매일 백 명이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중 조선 후기 문인 정극순은 운 좋게도 변상벽을 간신히 집으로 데려와 고양이 그림을 그리게 했는데요, 그림 속 고양이가 살아 움직일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변상벽의 그림을 본 까치가 울고, 개는 컹컹 짖고, 쥐들은 깊이 숨어 굴에서 나오지 않았다니, 그 솜씨가 어떠했을지 짐작이 가지요?
그런데 어떻게 변상벽은 고양이를 이렇게 완벽하게 그릴 수 있었을까요? 처음에 산수화를 배운 변상벽은 자신이 다른 화가보다 더 잘 그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가장 잘 그릴 수 있는 사물을 그려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러고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축을 매일 관찰하고, 그들의 생리를 파악하고, 모습을 기억하여 마음에 담은 후 그림으로 생생하게 표현해 내었습니다. 치밀한 관찰을 통해 대상의 심리와 성질, 행동 양식을 완전하게 파악해 내고자 한 노력이 있었기에, 변상벽은 감히 다른 사람이 따라갈 수 없는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변상벽, 말은 더듬지만 그림은 완벽해
매사에 완벽할 것 같은 변상벽에게도 의외의 면이 있었는데요, 말을 더듬는데다가 내성적인 성격 탓에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려했고, 그림 그려달라는 부탁을 잘 들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때는 무섭게 집중하여 단숨에 그림을 그려내는 화가였습니다. 이처럼 겉으로 보기에는 모자라 보이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지만, 변상벽의 그림은 살아있는 생물체와 다를 바 없는 정밀하고도 탁월한 묘사 때문에 사람은 물론 동물까지도 감탄하게 만드는 대단한 힘을 가진 것이 특징입니다.
한편, 변상벽은 고양이만 아니라 닭도 잘 그렸는데요,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암탉과 병아리>를 보면 벌 한 마리를 물고 새끼들에게 건네주려는 어미 닭과 각양각색의 모양새로 어미 곁에 서 있는 올망졸망 병아리들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포근하고 보드라운 병아리 털의 묘사와 힘이 넘쳐 보이는 윤기 나는 깃털을 가진 어미 닭의 묘사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생명력을 드러냅니다. 이 그림을 본 실학자 정약용은 긴 시를 직접 지어 변상벽의 탁월한 솜씨를 아낌없이 칭찬하였습니다.
변상벽이 변고양이로 불리며 고양이를 잘 그려 사방에 이름났다는데
이젠 또 새끼 거느린 닭을 그리니 털 한 올 한 올 살아 있는 듯하네. (중략)
형형색색 세밀하여 실물과 똑같고 도도한 기상 또한 막을 수 없네.
- 정약용, 변상벽의 <암탉과 병아리>에 쓴 글 중에서
대상의 마음속까지 완벽하게 파악하여 최고의 자리에 오르다
사람은 물론 말 못하는 짐승까지도 놀라게 만드는 화가 변상벽의 이야기는 내가 가진 재능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그리고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한 남다른 노력과 지혜에 대한 다양한 생각거리를 던져줍니다. 변상벽은 어눌한 말투에 사람과 두루 어울리지 못하는 괴팍한 성격을 가졌지만,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해 집중력 있게 파고드는 화가로서의 모습은 저절로 존경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남보다 더 깊은 관심과 애정을 쏟는다면, 꿈꾸고 바라는 곳보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을 거예요. 본문에 이어지는 정보페이지에는 변상벽과 조선시대 화원, 조선시대 미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니 놓치지 마세요.
▶책속으로
4~5쪽
변상벽은 수줍음이 많아.
말도 더듬더듬
행동도 느릿느릿.
변상벽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거 별로야.
모임이나 잔치에 초대받아도 안 즐거워.
오늘도 끌려오듯 겨우 잔치에 왔다니까.
사람들도 부끄럼쟁이 변상벽에겐 관심이 없어.
다행이지 뭘.
12~13쪽
“나비다. 나비가 살아 돌아왔어!”
아기씨가 활짝 웃었어.
나비 짝꿍 검둥이도 반가워 달려들었어.
모두가 깜빡 속을 만큼 나비랑 똑같거든.
“찍찍찍.”
쥐들도 겁을 먹고 줄행랑을 쳐.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그림이라는 걸 믿을 수가 없어.
“고양이를 그린 건데, 아주 똑같아.”
“세상에, 사람 솜씨가 아니로구먼.”
20~21쪽
변상벽은 아무에게나 그림을 그려 주지 않아.
하지만 좋아하는 대상은 부탁받지 않아도 곧잘 그려.
변상벽 별명은 변닭이야.
닭 그리는 걸 좋아하거든.
게다가 암탉을 생각하는 소년의 마음이 너무 기특하잖아.
며칠 후, 변상벽은 소년의 집에 찾아왔어.
암탉을 위해 그림을 그리기로 했거든.
붓질 한 번 한 번에 온 정성을 들였지.
변상벽의 붓이 지나갈 때마다 이야기도 피어났어.
▶저자 소개
글쓴이: 최형미
누구를 만나든 밤을 꼴딱 새며 수다 떠는 걸 좋아해요. 슬픈 이야기도 좋아하지요. 엉엉 울고 나서 코를 팽 풀고 나면 다시 마음이 뜨끈뜨끈해지는 것 같으니까요. 오늘도 조곤조곤 수다를 떨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어요.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의 마음이 한 뼘씩 자랄 때마다 동화 쓰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해요. 『누가 우모강을 죽였을까?』라는 작품으로 작가가 되었고, 지은 책으로는 『스티커 전쟁』, 『선생님 미워!』, 『잔소리 없는 엄마를 찾아 주세요』, 『뻥쟁이 선생님』, 『아바타 아이』, 『거짓말』, 『내 잘못 아니야』 등이 있어요.
그린이: 이창민
한성대학교에서 한국화를 공부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전통진채를 공부했어요.
지금은 동국대학교에서 한국화 박사과정을 밟으며, 한성대 강사로 활동하고 있어요.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린이의 작품을 통해
따뜻한 감성이 풍부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