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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옆집에서 살기(인물과 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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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고전문학전기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2-02 16:44 조회 15,28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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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도서관 옆 우리 집
 
2011년 겨울, 전세 만료 두 달을 남겨두고 보증금을 올려달라는 집 주인의 연락을 받았다. 지음이네 가족은 이사를 계획했다. 단독주택으로 갈까, 아파트로 갈까? 마트 가까운 곳으로 갈까, 부동산 가격이 오를 만한 아파트로 갈까? 결국 지음이네 가족은 ‘도서관 옆집’으로 결정했다. 도서관 옆집으로 이사를 간 것은 오직 책을 읽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아이를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도서관 옆집으로 이사를 가게 된 것이다.
처음부터 도서관 옆집에 사는 것은 생각만큼 되지 않았다. 아이들이 도서관에 가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따분하고 지루하고 재미없는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결국 아내와 남편은 아이들에게 강요하듯 책을 읽게 하는 것이 부모의 지나친 욕심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들과 도서관에서 영화를 보고, 로봇이나 RC카를 조립하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자신들도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도서관에 같이 가서 재미있게 놀고 책도 한두 권씩 읽어주기, 아이가 책에 재미를 붙이고 혼자서 읽을 수 있을 때까지 도와주기를 통해 부모는 아이들에게 독서와 도서관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왔다. 어린 시절 책에 대한 즐거운 경험은 독서를 평생 습관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은 아이들에게 ‘찰리의 초콜릿 공장’처럼 재미있어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재미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아낌없이 주는 도서관
 
교통체증 없이 가족이 나들이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피크닉 장소는 어디일까? 바로 도서관이다. 도서관에는 책만 있는 게 아니다. 문화가 있고 배움이 있다. 정기적으로 문화강좌, 전시회, 초청강연회, 공연 등이 열린다. 문화강좌는 비용 부담이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 아이들은 학원에 가지 않고 학교 수업이 끝나면 방과 후 교실에서 항공 과학이나 로봇 조립 등을 배웠다. 또한 토요문화학교에서 문화활동을 하고 프로그램이 끝나면 발표회도 하고 전시회도 했다.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과 함께하는 활동 프로그램을 정말 좋아했다. 부모의 육아 부담을 덜 수 있고, 아이도 교육적인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도서관 나눔장터가 개장한 날, 지음이네 가족은 집에서 쓰지 않는 화장품, 비누, 치약, 영어책, CD 등을 내다팔았다. 북콘서트에도 참여하고 한음이가 좋아하는 ‘달밤의 동화 구연’과 손 그림자놀이에도 참여했다. 한여름 밤 독서 축제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공포체험도 했다. 지음이는 독서통장을 만들고 도서관에서 독서왕이 되었다. 이들은 가족이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지 생각했다. 그리고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했다.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장난감을 사주면 행복한 아이들로 성장할 수 있을까? 갖고 싶은 물건들로 온 집 안을 채우면 행복할까? 지음이네 가족은 도서관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우리는 북밀리다
 
지음이네 가족은 ‘가족 독서 모임(가모)’을 만들어 식탁 문화를 바꾸었다. 책(Book)과 가족(Family)을 합쳐서 북밀리(Bookmily)다. 책(Book)이 빽빽한 마을(密里) 즉 도서관 옆집에 살기 때문에 북밀리다. 식탁은 독서 이야기꽃이 활짝 핀 만찬의 장이 되었다. 책의 내용도 좋고 자신이 깨달은 점도 좋았다. 주인공이 왜 그렇게 행동했을지 이야기해도 좋고 작가의 생각에 반기를 들어도 좋다. 다른 사람이 말한 것에 대해 궁금한 것도 묻는다. 책을 읽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 행위다. 그러나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의 지식과 생각을 상대방과 공유하고자 하는 지극히 공동체적 행위다. 이렇게 지음이네 가족은 책을 매개로 서로의 의견을 듣고 가치관을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지음이네 가족은 ‘가족 특별법’을 제정했다. 가족 특별법 십계명은 이렇다. 첫째, 극단으로 가지 않는다. 둘째, 가모는 월 2회 이상 실시한다. 셋째, 일주일에 한 번은 집을 정리한다. 넷째, 가족 간의 물리적 폭력을 엄금한다. 다섯째, 텔레비전 시청과 스마트폰 사용은 줄이고, 독서를 한다. 여섯째, 서로에게 비난하는 말은 금하고, 예쁘게 말을 한다. 일곱째, 돈을 아껴 여행 자금으로 쓴다. 단, 책 구입비는 제외한다. 여덟째, 아무리 힘들어도 잠들기 전에 책 세 권을 아이에게 읽어준다. 아홉째, 가족의 목표를 화이트보드에 적고, 공유하며 달성하려고 노력한다. 열째, 특별한 계획이 없는 일요일 오전에는 아빠가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에 간다.
북밀리는 지음이네 가족에게 두 가지 변화를 주었다. 집에서도 책을 읽는 시간이 전보다 길어진 것과 가족 간의 대화가 살아난 것이다. 대화는 가족을 모으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대화는 동등한 위치에서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덕분에 아내와 남편은 서로의 판단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었다. 책이 읽는 이와 말하는 이와 듣는 이, 모두를 하나로 묶어주는 든든한 울타리가 된 것이다.
 
우리는 도서관에서 행복을 만났다
 
지음이네 가족이 도서관 옆집으로 이사 온 지 3년이 되었다. 어느샌가 도서관은 가정의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었다. 도서관에서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끼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삶의 목표와 행복을 추구해왔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틈틈이 사진 전시회를 관람하고 음악 연주회도 참석했다. 도서관은 가족이 늘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경험을 통해 도서관이라는 공간에 가족들은 물들어갔고, 도서관에서 조금씩 자랐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즐거운 추억들을 하나하나 쌓아나갔다.
빌 게이츠는 “나를 키운 것은 우리 마을의 도서관이다”라고 했다. 도서관은 우리 삶의 지혜와 지식이 모두 쌓여 있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아이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모든 문제는 도서관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이 현혹하는 말에 흔들리지 않고, 아이들이 판단하고 옳은 가치를 찾아낼 수 있는 도서관.
당신의 가정은 어떤가? 남편은 야근과 회식으로 집에 일찍 들어오는 날이 적고, 아이들은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게임을 하고, 아내는 밀린 집안 일이 끝나면 드라마를 보지는 않는가? 주말에는 마트에 장을 보러 가고, 저녁에는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를 들여다보면서 몸은 같은 공간에 있지만 마음은 안드로메다에 가 있지는 않은가? 지음이네 가족은 도서관 옆집으로 이사를 왔을 뿐인데, 그들은 점점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다.
 


<본문에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아이와 엄마의 따뜻한 교감을 위한 과정이지,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한 밑거름이 아니다. 아이가 도서관을 편안하게 생각하고, 엄마의 따뜻한 품 안에서 고요히 책 읽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주면 충분하다. 그래서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히겠다는 생각은 곱게 접어서 집에 두고 도서관 나들이는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욕심내지 말자」(본문 43쪽)
 
책 읽기는 습관이다. 흔한 말이지만 그 속에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습관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아이에게 독서의 의미는 더욱 크다. 어린 시절 책에 대한 즐거운 경험은 독서를 평생 습관으로 만든다. 반면 어릴 때 독서의 경험이 없다면 성장해서도 책 읽기를 멀리할 수밖에 없다. 부모와 아이는 함께 도서관에서 책을 본다. 서로 재미있는 부분을 보여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책 읽는 습관을 만들어간다. 이런 습관이 평생 이어지길 기대한다. 「책 읽는 습관」(본문 66쪽)
 
   
도서관 옆집에 살면 사교육비도 절약된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문화센터는 도서관보다 다양한 강좌가 개설된다. 하지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반면 도서관에는 때에 맞는, 저렴하거나 무료인 강의들이 개설된다. 아이의 연령과 관심을 고려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정말로 유용하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지음이는 돌봄 교실에 있다가 끝나면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많은 맞벌이 가정은 아이를 여러 학원으로 봉고차에 태워 보내기 바쁘다. 초등학생을 위한 방문지도 독서 프로그램도 있지만 지음이는 무료인 독서 감상 수업에 참여한다. 「도서관에 가면 생활비가 절약된다」(본문 140~141쪽)
 
 
‘가족 같다’는 말이 주는 느낌을 알 것 같았다. 무한경쟁시대다. 경쟁의 논리는 가장 안전하고도 탄탄한 보루여야 하는 가정까지 게릴라처럼 침투해왔다. 아빠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살아남기 위해 밤늦게까지 직장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아이들은 그런 아빠를 뛰어넘기 위해, 옆에 앉은 친구를 이기기 위해 학원을 돌아다녀야 했다. 엄마는 경쟁사회에서 승리할 내 아이를 꿈꾸며 한 손으로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한 손으로는 수학학원 전화번호를 눌러야 했다. 경쟁의 벼랑 끝에 몰린 가정의 슬픈 단면이다. 「가족 독서 모임을 시작하다」(본문 161쪽)
 

도서관 옆으로 이사 온 지 3년이 지났다. 우리 집 옆에 있는 도서관을 보며 어느샌가 도서관이 가정의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 모두 도서관에서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끼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삶의 목표와 행복을 추구했다. 이곳에서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틈틈이 사진 전시회를 관람하고 음악 연주회도 참석했다. 도서관은 가족이 늘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가족이 함께한다는 것」(본문 247쪽)


<지은이> - 박은진, 박진형 공저

우리 부부는 국어 교사다. 풋풋하게 연애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두 아이가 곁에 있다. 우리 가족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 도서관이라고 생각해서 도서관 옆에 삶의 터전을 잡았다. 이곳에 살면서 가족과 도서관, 배움과 성장, 가치와 철학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아내 박은진은 충남 천안동성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친다. 서울 동구여자상업고등학교(현 동구마케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ING 생명보험 종로지점 사원으로 1년 8개월을 근무했다. 덕성여자대학교 경상학부에 진학했으나, 국어 교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다시 공부해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에 입학했다. 학창시절에 교육방송으로 공부하던 기억에 강사로 지원했다가 덜컥 뽑혀서 EBS 중학교 국어를 강의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지식과 더불어 독서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남편 박진형은 대전외국어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경기도 분당에 있는 낙생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친다. 한국언론진흥재단 e-NIE 튜터, 경기도교육청 독서토론논술 교육지원단, EBS 국어 영역 강의검수와 EDRB(EBS클립뱅크) 콘텐츠 연구활동 등을 했다. 최근에 『십대를 위한 고전문학 사랑방』을 집필해 아이들에게‘고전문학 연애학개론’을 알려주었고, 충남 아산에 있는 작은 집을 기부해 아산시장의 표창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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