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다문화 동화 <수진이와 큰개불알풀꽃> _ 도토리숲 문고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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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토리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3-30 17:12 조회 15,255회 댓글 0건본문
송아주 동화/ 김주경 그림
72쪽 / 167*220mm / 2015년 4월 7일 / 값 12,000원
ISBN : 979-11-85934-04-4 73810
주 대상: 초등 중, 고학년
주제: 다문화, 친구관계, 학교생활
“꽃들은 다른 꽃이 어디서 왔는지 따지지 않아요.”
꽃들은 다른 꽃들이 어디서 왔는지 묻지 않습니다.
꽃들은 같은 흙에 뿌리 내리고 햇볕도 쬐고,
비도 마시며, 한데 어울려 핍니다.
우리 주변에도 먼 다른 나라에서 온 이웃과 친구들이 있습니다.
전학 온 수진이도 엄마가 베트남에서 왔지만,
우리 곁에서 더불어 한데 어울려 사는 친구입니다.
우리는 한데 어울려 사는 이웃이자 친구입니다
우리 주변 이웃과 친구들에는 오래전부터 만난 이웃과 친구도 있지만, 다른 먼 곳에서 온 새 이웃과 새 친구들도 있습니다. 이런 새 이웃이나 친구들은 우리나라에서 멀리 떨어진 나라에서 온 사람들도 있고, 다른 도시나 시골에서 이사 온 사람들도 있습니다. 새로운 곳으로 오면 처음에는 낯설고, 조금은 어색합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마주치고 인사도 하면서 점점 친한 이웃, 친구가 되어 갑니다. 아이들도 똑같습니다. 이사를 해서 새 학교로 전학을 가면, 새로운 교실에 적응도 해야 하고, 친구도 사귀어야 합니다. 이때 누가 친근하게 말을 걸어 주거나, 짓궂을 수도 있지만 장난도 걸어 주고, 다가오는 친구가 있다면 새 학교, 새 교실에서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누구나 이런 경험은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수진이와 큰개불알풀꽃》에 나오는 이수진도 그렇습니다. 수진이는 엄마가 베트남에서 와서 얼굴이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더 까무잡잡합니다. 다문화 가정 아이인 것이죠. 어느 날 수진이는 이사를 와 새 학교로 전학을 옵니다. 수진이가 전학 온 반에는 수진이와 똑같은 이름의 이수진이 있습니다. 이수진의 단짝 친구인 김지혜 그리고 아주 장난꾸러기 최병찬도 있고요. 전학 온 수진이가 장난꾸러기 병찬이와 짝이 되자, 똑같은 이름의 이수진은 전학 온 이수진을 옆에서 수호천사처럼 지켜주겠다고 생각합니다. 단짝친구 김지혜랑 같이요. 그래서 병찬이 같은 남자애들이 장난을 못하게 먼저 수진이에게 가서 말도 겁니다.
그런데 자연 모둠 활동 시간에 수진이와 이수진, 김지혜, 장난꾸러기 최병찬 이렇게 넷은 한 모둠이 됩니다. 넷은 서로 병찬이랑 또 여자애랑 모둠이 될 걸 싫어합니다. 선생님께 모둠을 바꿔달라고까지 하지요. 그래도 결국 넷은 한 모둠이 되어, 모둠 활동을 합니다. 넷은 모둠 활동으로 들꽃을 찾기로 하고, 공원에 작은 소풍도 갈 겸 서로 맛있는 것도 싸 와 먹으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들꽃을 찾기로 합니다. 이 날 수진이는 엄마가 만들어 준 베트남 간식인 파인애플과 코코넛으로 만든 푸딩과 비슷한 반야렁을 가지고 옵니다. 이 반야렁을 모두 모두 신기해하며 맛있게 먹죠. 수진이를 수호천사처럼 지켜주겠다고 한 이수진만 빼고요. 그러면서 소풍과 모둠 활동은 꼬이기 시작합니다.
과연 수진이와 이수진, 지혜, 병찬은 모둠 활동을 제대로 마칠 수 있을까요?
들꽃 찾기에서 병찬이가 찾은 꽃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큰개불알풀꽃과 수진이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반야렁과 큰개불알풀꽃
책에 나오는 반야렁과 큰개불알풀꽃은 다문화라는 이야기 흐름과 주제 전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치입니다. 반야렁은 베트남에서 즐기는 간식이며, 큰개불알풀꽃은 다른 나라에서 들어와 우리나라에서 자리 잡고 사는 지금은 우리 꽃이 된 귀화식물입니다. 다문화 가정 아이인 수진이는 반야렁과 큰개불알풀꽃이랑 닮은 점이 많습니다. 수진이의 엄마는 베트남에서 왔고, 지금은 우리와 함께 사는 이웃이니까요.
반야렁 같은 다른 나라 음식을 먹는 다는 건, 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 맛본 음식은 익숙지 않지만, 먹다보면 서서히 익숙해지고 맛있어집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책 속 수진이와 같은 이름의 이수진도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향이 강한 반야렁을 몸에서 거부하지만, 나중에 이 강한 향이 코코넛향이란 걸 알게 됩니다. 이를 통해 이수진은 마음속으로는 수진이를 지켜줘야겠다고 생각 했지만, 막상 자신은 마음속에서 받아들이지 못한 걸 깨닫게 됩니다. 이수진이 반야렁을 못 먹는 장면은 어쩜 지금 우리가 다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일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병찬이는 수진이에게 짓궂은 장난도 치지만, 수진이가 다문화 아이라서가 아닙니다. 병찬이는 여자아이라면 누구에게나 장난을 치는 장난꾸러기 남자아이입니다. 그냥 다문화 가정 아이가 아닌 보통 우리 친구인 것입니다.
병찬이가 모둠 활동에서 찾은 큰개불알풀꽃은 많은 다른 나라에서 온 귀화식물 중 하나입니다. 귀화식물에는 노란민들레, 개망초, 코스모스, 토끼풀 같이 우리가 우리 꽃으로 알고 있는 꽃들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흔하지 않던 큰개불알풀꽃도 지금은 도시나 시골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예쁜 꽃입니다. 오히려 흔해서 그냥 지나치기도 합니다. 큰개불알풀꽃은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일제강점기 같은 힘든 시기를 우리와 함께 보낸 꽃입니다. 지금은 그냥 우리 꽃이 되었죠.
병찬이가 모둠 발표 때 “꽃들은 멀리서 왔는지 아닌지 그런 거 따지지 않아요.” 라고 한 말처럼, 다 같은 친구이고 이웃인 것입니다.
큰개불알풀꽃이 우리 꽃이 된 것처럼, 수진이도 그냥 다문화 아이가 아니라 우리의 친한 이웃이자 친구인 것입니다.
동화 《수진이와 큰개불알풀꽃》은 다문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다문화하면 떠오르는 차별, 배려, 등장 인물 사이의 갈등 구조 같은 장치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대신, 학교에서 보통 친구들과 하는 모둠과 소풍, 음식을 통해 다문화와 친구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다문화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다문화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이 동화의 특징입니다.
작가의 말
같은 흙에 뿌리 내린 친구 꽃들이 함께 햇볕도 쬐고 비도 마시고, 바람도 함께 느끼며 사이좋게 사는 모습이요. 우리에게도 다른 나라에서 온 이웃과 친구들이 있습니다. 우리도 그 꽃들처럼 더불어 살면 좋겠습니다.
- 송아주
추천 글
《수진이와 큰개불알풀꽃》 속의 아이들이 그 '다름'을 풀꽃을 통해 인정해 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낯선 것, 다른 것이 나쁜 것이 아닌 아름답고 친근한 것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글의 끝 맛이 박하향이 나는 책입니다.
- 이일숙(부천송내초등학교 교사)
차례
1장 전학 온 여자 아이
2장 병찬이랑 같은 모둠이라니
3장 수진원과 수진투
4장 수진투가 싸 온 반야렁
5장 병찬이가 찾은 꽃
6장 수진투랑 닮은 큰개불알풀꽃
본문에서
드디어 전학 온 여자애가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나는 이수진이라고 해.”
전학 온 여자애 말에 반 아이들은 모두 수진을 보았습니다. 수진도 ‘이’수진이니까요.
“전학 온 친구가 새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잘 도와주세요.”
선생님은 전학 온 이수진이 앉을 자리를 정해 주었습니다.
맨 뒷줄 짝 없이 혼자 앉아 있는 최병찬 옆자리였습니다.
수진은 전학 온 이수진이 자기 옆을 지나갈 때 살짝 손을 흔들며 말했습니다.
“안녕, 나도 이수진이야.”
-10쪽
모둠 이름을 정하고 나니 다음 일도 척척 풀렸습니다.
지혜가 말했습니다.
“수업 끝나고, 우리 학교 도서관에 가서 들꽃 책 빌리 고 아름 공원에 갈까?
공원에 어떤 꽃이 있나 찾아보자. 우린 학원에 다섯 시까지 가면 되거든.”
수진이랑 지혜는 같은 학원에 다녔습니다.
“난 안 돼.”
병찬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수진은 그런 병 찬을 꽉 꼬집고 싶었습니다.
“그럼 우리 셋이서 갈까?”
수진이 이수진을 보며 말했습니다.
-33쪽
수진투가 말할 때마다 보조개가 예쁘게 패었습니다.
“우리 엄마, 요리 정말 잘해.”
“우와, 좋겠다!”
수진원과 지혜가 똑같이 말했습니다.
“베트남 요리에 반야렁이라고 있거든. 진짜 맛있어. 너희들 못 먹어 봤지?
나중에 우리 집에 놀러오면 엄마한테 해 달라고 할게.
파인애플이랑 빵가루랑 코코넛 밀크 같은 걸 넣어 만들어. 모양도 예쁘고,
향기롭고, 맛도 좋아.”
“우아, 정말? 먹고 싶다.”
지혜 “나 방금 진짜 좋은 생각났어!”
말에 갑자기 수진투가 손뼉을 딱 치며 말했습니다.
수진투는 신이 나서 목소리가 점점 커졌습니다.
“우리 내일 공원 가는 거 소풍으로 하자. 내가 반야렁 싸 갈게.
들꽃도 찾고, 반야렁도 먹고, 실컷 얘기도 하고. 어때? 재밌겠지?”
수진원과 지혜도 좋다고 맞장구쳤습니다.
- 39쪽
뒤표지 글
꽃들은 다른 꽃들이 어디서 왔는지 묻지 않습니다.
꽃들은 같은 흙에 뿌리 내리고 햇볕도 쬐고, 비도 마시며, 한데 어울려 핍니다. 우리 주변에도 먼 다른 나라에서 온 이웃과 친구들이 있습니다. 전학 온 수진이도 엄마가 베트남에서 왔지만, 우리 곁에서 더불어 한데 어울려 사는 친구입니다
작가 소개
글쓴이 송아주
동화를 읽고 쓰고 생각할 때 가장 보람되고 행복합니다. 힘이 불끈 솟고, 깔깔 웃기고,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지어 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안고 어린이 여러분을 만나러 갑니다.
지은 책으로 《스마트폰 말고 스케이트보드》, 《반창고 우정》, 《회장이 되고 싶어》, 《우리들의 숨겨진 여행》 들이 있습니다.
그린이 김주경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지금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6년 제15회 국제노마 그림책 일러스트콩쿠르에서 가작을 수상했습니다.
그림을 그린 책으로는 《폭탄머리 아저씨와 이상한 약국》, 《쩌렁쩌렁 박자청, 경회루를 세우다》, 《내 이름은 직지》, 《날아라, 삑삑아!》, 《빨강 도깨비야, 세포가 궁금해!》, 《고구려 평양성의 막강 삼총사》, 《첩자가 된 아이》 들이 있습니다.
72쪽 / 167*220mm / 2015년 4월 7일 / 값 12,000원
ISBN : 979-11-85934-04-4 73810
주 대상: 초등 중, 고학년
주제: 다문화, 친구관계, 학교생활
“꽃들은 다른 꽃이 어디서 왔는지 따지지 않아요.”
꽃들은 다른 꽃들이 어디서 왔는지 묻지 않습니다.
꽃들은 같은 흙에 뿌리 내리고 햇볕도 쬐고,
비도 마시며, 한데 어울려 핍니다.
우리 주변에도 먼 다른 나라에서 온 이웃과 친구들이 있습니다.
전학 온 수진이도 엄마가 베트남에서 왔지만,
우리 곁에서 더불어 한데 어울려 사는 친구입니다.
우리는 한데 어울려 사는 이웃이자 친구입니다
우리 주변 이웃과 친구들에는 오래전부터 만난 이웃과 친구도 있지만, 다른 먼 곳에서 온 새 이웃과 새 친구들도 있습니다. 이런 새 이웃이나 친구들은 우리나라에서 멀리 떨어진 나라에서 온 사람들도 있고, 다른 도시나 시골에서 이사 온 사람들도 있습니다. 새로운 곳으로 오면 처음에는 낯설고, 조금은 어색합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마주치고 인사도 하면서 점점 친한 이웃, 친구가 되어 갑니다. 아이들도 똑같습니다. 이사를 해서 새 학교로 전학을 가면, 새로운 교실에 적응도 해야 하고, 친구도 사귀어야 합니다. 이때 누가 친근하게 말을 걸어 주거나, 짓궂을 수도 있지만 장난도 걸어 주고, 다가오는 친구가 있다면 새 학교, 새 교실에서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누구나 이런 경험은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수진이와 큰개불알풀꽃》에 나오는 이수진도 그렇습니다. 수진이는 엄마가 베트남에서 와서 얼굴이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더 까무잡잡합니다. 다문화 가정 아이인 것이죠. 어느 날 수진이는 이사를 와 새 학교로 전학을 옵니다. 수진이가 전학 온 반에는 수진이와 똑같은 이름의 이수진이 있습니다. 이수진의 단짝 친구인 김지혜 그리고 아주 장난꾸러기 최병찬도 있고요. 전학 온 수진이가 장난꾸러기 병찬이와 짝이 되자, 똑같은 이름의 이수진은 전학 온 이수진을 옆에서 수호천사처럼 지켜주겠다고 생각합니다. 단짝친구 김지혜랑 같이요. 그래서 병찬이 같은 남자애들이 장난을 못하게 먼저 수진이에게 가서 말도 겁니다.
그런데 자연 모둠 활동 시간에 수진이와 이수진, 김지혜, 장난꾸러기 최병찬 이렇게 넷은 한 모둠이 됩니다. 넷은 서로 병찬이랑 또 여자애랑 모둠이 될 걸 싫어합니다. 선생님께 모둠을 바꿔달라고까지 하지요. 그래도 결국 넷은 한 모둠이 되어, 모둠 활동을 합니다. 넷은 모둠 활동으로 들꽃을 찾기로 하고, 공원에 작은 소풍도 갈 겸 서로 맛있는 것도 싸 와 먹으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들꽃을 찾기로 합니다. 이 날 수진이는 엄마가 만들어 준 베트남 간식인 파인애플과 코코넛으로 만든 푸딩과 비슷한 반야렁을 가지고 옵니다. 이 반야렁을 모두 모두 신기해하며 맛있게 먹죠. 수진이를 수호천사처럼 지켜주겠다고 한 이수진만 빼고요. 그러면서 소풍과 모둠 활동은 꼬이기 시작합니다.
과연 수진이와 이수진, 지혜, 병찬은 모둠 활동을 제대로 마칠 수 있을까요?
들꽃 찾기에서 병찬이가 찾은 꽃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큰개불알풀꽃과 수진이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반야렁과 큰개불알풀꽃
책에 나오는 반야렁과 큰개불알풀꽃은 다문화라는 이야기 흐름과 주제 전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치입니다. 반야렁은 베트남에서 즐기는 간식이며, 큰개불알풀꽃은 다른 나라에서 들어와 우리나라에서 자리 잡고 사는 지금은 우리 꽃이 된 귀화식물입니다. 다문화 가정 아이인 수진이는 반야렁과 큰개불알풀꽃이랑 닮은 점이 많습니다. 수진이의 엄마는 베트남에서 왔고, 지금은 우리와 함께 사는 이웃이니까요.
반야렁 같은 다른 나라 음식을 먹는 다는 건, 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 맛본 음식은 익숙지 않지만, 먹다보면 서서히 익숙해지고 맛있어집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책 속 수진이와 같은 이름의 이수진도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향이 강한 반야렁을 몸에서 거부하지만, 나중에 이 강한 향이 코코넛향이란 걸 알게 됩니다. 이를 통해 이수진은 마음속으로는 수진이를 지켜줘야겠다고 생각 했지만, 막상 자신은 마음속에서 받아들이지 못한 걸 깨닫게 됩니다. 이수진이 반야렁을 못 먹는 장면은 어쩜 지금 우리가 다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일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병찬이는 수진이에게 짓궂은 장난도 치지만, 수진이가 다문화 아이라서가 아닙니다. 병찬이는 여자아이라면 누구에게나 장난을 치는 장난꾸러기 남자아이입니다. 그냥 다문화 가정 아이가 아닌 보통 우리 친구인 것입니다.
병찬이가 모둠 활동에서 찾은 큰개불알풀꽃은 많은 다른 나라에서 온 귀화식물 중 하나입니다. 귀화식물에는 노란민들레, 개망초, 코스모스, 토끼풀 같이 우리가 우리 꽃으로 알고 있는 꽃들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흔하지 않던 큰개불알풀꽃도 지금은 도시나 시골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예쁜 꽃입니다. 오히려 흔해서 그냥 지나치기도 합니다. 큰개불알풀꽃은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일제강점기 같은 힘든 시기를 우리와 함께 보낸 꽃입니다. 지금은 그냥 우리 꽃이 되었죠.
병찬이가 모둠 발표 때 “꽃들은 멀리서 왔는지 아닌지 그런 거 따지지 않아요.” 라고 한 말처럼, 다 같은 친구이고 이웃인 것입니다.
큰개불알풀꽃이 우리 꽃이 된 것처럼, 수진이도 그냥 다문화 아이가 아니라 우리의 친한 이웃이자 친구인 것입니다.
동화 《수진이와 큰개불알풀꽃》은 다문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다문화하면 떠오르는 차별, 배려, 등장 인물 사이의 갈등 구조 같은 장치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대신, 학교에서 보통 친구들과 하는 모둠과 소풍, 음식을 통해 다문화와 친구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다문화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다문화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이 동화의 특징입니다.
작가의 말
같은 흙에 뿌리 내린 친구 꽃들이 함께 햇볕도 쬐고 비도 마시고, 바람도 함께 느끼며 사이좋게 사는 모습이요. 우리에게도 다른 나라에서 온 이웃과 친구들이 있습니다. 우리도 그 꽃들처럼 더불어 살면 좋겠습니다.
- 송아주
추천 글
《수진이와 큰개불알풀꽃》 속의 아이들이 그 '다름'을 풀꽃을 통해 인정해 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낯선 것, 다른 것이 나쁜 것이 아닌 아름답고 친근한 것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글의 끝 맛이 박하향이 나는 책입니다.
- 이일숙(부천송내초등학교 교사)
차례
1장 전학 온 여자 아이
2장 병찬이랑 같은 모둠이라니
3장 수진원과 수진투
4장 수진투가 싸 온 반야렁
5장 병찬이가 찾은 꽃
6장 수진투랑 닮은 큰개불알풀꽃
본문에서
드디어 전학 온 여자애가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나는 이수진이라고 해.”
전학 온 여자애 말에 반 아이들은 모두 수진을 보았습니다. 수진도 ‘이’수진이니까요.
“전학 온 친구가 새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잘 도와주세요.”
선생님은 전학 온 이수진이 앉을 자리를 정해 주었습니다.
맨 뒷줄 짝 없이 혼자 앉아 있는 최병찬 옆자리였습니다.
수진은 전학 온 이수진이 자기 옆을 지나갈 때 살짝 손을 흔들며 말했습니다.
“안녕, 나도 이수진이야.”
-10쪽
모둠 이름을 정하고 나니 다음 일도 척척 풀렸습니다.
지혜가 말했습니다.
“수업 끝나고, 우리 학교 도서관에 가서 들꽃 책 빌리 고 아름 공원에 갈까?
공원에 어떤 꽃이 있나 찾아보자. 우린 학원에 다섯 시까지 가면 되거든.”
수진이랑 지혜는 같은 학원에 다녔습니다.
“난 안 돼.”
병찬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수진은 그런 병 찬을 꽉 꼬집고 싶었습니다.
“그럼 우리 셋이서 갈까?”
수진이 이수진을 보며 말했습니다.
-33쪽
수진투가 말할 때마다 보조개가 예쁘게 패었습니다.
“우리 엄마, 요리 정말 잘해.”
“우와, 좋겠다!”
수진원과 지혜가 똑같이 말했습니다.
“베트남 요리에 반야렁이라고 있거든. 진짜 맛있어. 너희들 못 먹어 봤지?
나중에 우리 집에 놀러오면 엄마한테 해 달라고 할게.
파인애플이랑 빵가루랑 코코넛 밀크 같은 걸 넣어 만들어. 모양도 예쁘고,
향기롭고, 맛도 좋아.”
“우아, 정말? 먹고 싶다.”
지혜 “나 방금 진짜 좋은 생각났어!”
말에 갑자기 수진투가 손뼉을 딱 치며 말했습니다.
수진투는 신이 나서 목소리가 점점 커졌습니다.
“우리 내일 공원 가는 거 소풍으로 하자. 내가 반야렁 싸 갈게.
들꽃도 찾고, 반야렁도 먹고, 실컷 얘기도 하고. 어때? 재밌겠지?”
수진원과 지혜도 좋다고 맞장구쳤습니다.
- 39쪽
뒤표지 글
꽃들은 다른 꽃들이 어디서 왔는지 묻지 않습니다.
꽃들은 같은 흙에 뿌리 내리고 햇볕도 쬐고, 비도 마시며, 한데 어울려 핍니다. 우리 주변에도 먼 다른 나라에서 온 이웃과 친구들이 있습니다. 전학 온 수진이도 엄마가 베트남에서 왔지만, 우리 곁에서 더불어 한데 어울려 사는 친구입니다
작가 소개
글쓴이 송아주
동화를 읽고 쓰고 생각할 때 가장 보람되고 행복합니다. 힘이 불끈 솟고, 깔깔 웃기고,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지어 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안고 어린이 여러분을 만나러 갑니다.
지은 책으로 《스마트폰 말고 스케이트보드》, 《반창고 우정》, 《회장이 되고 싶어》, 《우리들의 숨겨진 여행》 들이 있습니다.
그린이 김주경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지금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6년 제15회 국제노마 그림책 일러스트콩쿠르에서 가작을 수상했습니다.
그림을 그린 책으로는 《폭탄머리 아저씨와 이상한 약국》, 《쩌렁쩌렁 박자청, 경회루를 세우다》, 《내 이름은 직지》, 《날아라, 삑삑아!》, 《빨강 도깨비야, 세포가 궁금해!》, 《고구려 평양성의 막강 삼총사》, 《첩자가 된 아이》 들이 있습니다.